크리스티아누 호날두 탈세문제 합의

포르투갈대표팀의 주장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22일(한국시각) 모스크바에서 열린 2017 컨페더레이션스컵 A조 2차전 러시아와의 경기에서 결승골을 넣은 뒤 활짝 웃고 있다. 모스크바/AFP 연합뉴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 네이마르(바르셀로나)는 유럽축구의 ‘빅 3’다. 공통점은 스페인 사정당국의 예외 없는 세무사찰이다. 메시는 혐의를 인정해 사슬에서 풀려났다. 그러나 호날두와 네이마르는 법원의 재판 통과 의례를 앞두고 있다. 앙헬 디마리아(파리 생제르맹), 페페(레알 마드리드), 라다멜 팔카오(AS모나코), 파비우 코엔트랑(레알 마드리드), 히카르두 카르발류(상하이 상강), 사뮈엘 에토오(안탈리아스포르), 루카 모드리치(레알 마드리드) 등도 탈세 명단에 올라 있다. 스페인에서 뛰었던 이름난 선수들은 모조리 검찰의 칼을 받아야 한다. 조제 모리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도 마찬가지다.
호날두는 2011~2014년 4건에 걸쳐 1470만유로(약 186억원)의 세금을 내지 않았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자신의 초상권 수입을 버진아일랜드 등 외부의 조세회피처로 옮겨 탈세했다는 것이다. 메시가 스페인 사법당국과 몇년간 씨름했던 내용과 비슷하다. 메시는 410만유로의 탈세를 인정하고 아버지와 함께 각각 21개월의 형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2년 이내의 형은 집행유예가 되는 스페인의 관례에 따라 감옥행은 면했다. 네이마르도 2013년 바르셀로나 이적과 관련한 탈세 혐의로 법정에 서야 한다.

호날두가 모든 혐의에서 유죄로 판결이 나면 최고 7년형까지 될 수 있다. 하지만 21일 스페인 언론을 보면 호날두가 스페인 검찰과 혐의 내용에 대해 합의했다는 보도가 나온다. 탈세 혐의를 인정하는 대신 2년 이내의 형을 노리는 것이다. 메시가 법원에 출석하면서 이미지 실추를 겪었던 것도 타산지석이 된 것으로 보인다. 이런 식으로 디마리아도 벌금 200만유로와 1년2개월의 형 선고를 받아들인 것으로 보도됐다.
축구 선수들이 표적이 되는 것은 여러 요인이 있다. 스페인은 외부의 인재를 끌어모으기 위해 2004~2009년 한시적으로 고액 연봉자의 소득세를 24%로 낮췄던 적이 있다. 데이비드 베컴이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하면서 적용돼 ‘베컴법’이라고 불렸다. 하지만 2009년 이후 45%로 복구되자 에이전시가 선수들의 광고 수입 등을 조세천국인 버뮤다나 케이맨제도 등으로 옮기는 일이 잦아졌다. 호날두를 비롯해 모리뉴 감독, 디마리아 등이 ‘슈퍼 에이전트’인 조르즈 멘드스의 제스티푸트 회사 소속인 것도 특징이다.
세금을 뺀 대졸 초임 ‘1000유로 세대’의 등장 등 고물가에 허덕이는 서민들은 천문학적인 수입으로 호화로운 생활을 하는 축구 스타를 부러워하면서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다. 영국의 <비비시>(BBC)는 호날두가 지난 시즌 5800만달러의 연봉과 수당, 3500만달러의 광고 스폰서 등 총 9300만달러를 벌었다고 계산했는데, 서민들의 입장에서는 고액 소득자의 탈세는 참을 수 없다. 불황이라 조세당국이 세수를 늘리기 위해 탈세를 엄하게 단속하는 과정에서 대중적인 파급력이 큰 스타 선수들을 본보기로 활용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물론 스페인 검찰은 유명인이나 경제, 정치인에 대해서도 예외 없는 탈세 수사를 한다.
반면 이런 식의 수사로 스타 선수가 스페인 리그를 탈출하거나, 스페인으로 들어오기를 꺼릴 수 있다는 걱정도 나온다. 메시도 그렇지만 호날두도 “축구만 했지 세금 문제는 모른다”고 한다. 지난주에는 스페인이 싫다며 노골적인 이적 의사를 표시한 바 있다.
포르투갈의 호날두는 22일(한국시각) 모스크바에서 열린 2017 컨페더레이션스컵 A조 2차 러시아전 승리(1-0) 때 결승골을 넣었다. 검찰과의 타협 때문인지 표정은 이전보다 훨씬 밝았다. 그럼에도 그의 마음이 완전히 돌아섰는지는 불명확하다. chunbae@yah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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